-리아없는 몽랴 , 몽랴식
“아,오디오런.... 저 하늘을 좀 보게나!“
창백하고 나사 정도만 보이는 천장을 보고 하는 소리다.
시그마가의 상태가 더 악화가 되어 연구실로 다시 불러온 건맞지만,생각보다 오디오런이 생각하는 것보단 더 안좋은 상태인 것 같다.그저 더 귀찮아질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 저 은색별이 외롭게 있어.... ....아하! 그 옆 저멀리에 친구도 있군! 서로가 보이지만 그래도 좀 외롭겠어.“”하아,“
모이라는 환자(실험체)가 가만히 있어주길 바라지만 계속 쉴틈없이 쫑알대는 다 늙은 노인 하나 때문에 매번 검사시간 때마다 두통에 시달려왔다.말을 해서 들으면 문제가 없지만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으니 결국엔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다.단 10분만에 5년은 더 늙어보이는 그는 얼른 끝내서 소파에 진넨스랑 누워서 낮잠자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 찬 채로 시그마의 이마에 검진패치를 붙인다.
“이 우주는 별들이 많이 없군...친구들이 보고싶었는데.”
“이제 입다물고 조용히 검진에 참여나 해.”
”오 이런 잠시 깜빡했었군! 미안하네 자네”
“제발 아무말도 하지마. 고막터지겠어.”
겨우 간신히 시그마의 입을 막고 검진을 시작하였다.조금 있자 작은 창이 뜨더니 그의 뇌 속에 들어있는 생각,기억 등등이 들어있었다.뒤죽박죽 대부분 쓸모없는 기억과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쓰레기로 가득찼군.”
모이라는 하나하나 그의 뇌 속 생각들을 지우고 있었다.한꺼번에 지울 순 있지만 자칫하면 필요한 것들도 지워버릴 수도 있기에 가능하면 하나하나 확인해서 지워야지 안전하다.개미이야기......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등등 살인병기로서 필요없는 잡다한 기억들을 지워져 나가고 있다.지우던 도중 아리아와의 있었던 기억,그리고 자신과 마찰이 있었던 기억들도 있었지만 모두 지웠다.
“오디오런 박사.“
”.....왜 부르는거지?“
”이제 곧 태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내 딸에게 신경좀 이제 그만 끄지 그래?“
”하지만 할아버지가 된다는 그 기대감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오디오런이 눈살을 찌푸리며 손길이 더 거칠어졌다. 그는 남이 자신의 딸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특히나 이 노친네라면 더욱 더.딸을 너무 보호해서가 아닌, 그냥 남들이 자신의 깊은 것 까지 묻는게 귀찮고 거슬렸다.
”진넨스가 고맙게도 태동을 느끼게 해줬는ㄷ“
”뭐?? 감히 진넨스를,“
”진정하게나. 진넨스가 먼저 느끼게 해줬다네.“
모이라에겐 시그마가 리아의 배를 만졌다는 그 사실이 불쾌하기에 짝이 없었다. 진넨스가 괜찮다고 지금 아기가 놀고 있는 것 같다며 시그마의 손을 잡고 배에 얹은 거여도 진넨스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못마땅해하는 표정이다.
”손을 얹었을 때 작게 통통거리는 것을 느꼈다네! 아이가 얌전한 아이인지 엄마를 생각해서인지 신나게 노는 아이는 아닌 것 같더군. 그래도 너무 귀여웠다네.“
”.......“
“진넨스라는 작은 우주에서 나와 지구라는 행성에서 나와 함께 노는 자네의 딸이 보고싶다네.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엄마라는 단어를 너머 겨우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작은 입...그리고.... ..... ...~“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줄줄이 나오고있다.물론 리아가 자신의 딸이 태어나면 같이 하고싶은 것들을 얘기하는 상황이라면 귀엽고 호응을 해줬을 것이지만 할아버지도 아닌 노인이 남의 자식보고 제 친손녀마냥 얘기하는게 싫었다.
”...~내가 여기에 갇혀 있어서 탄생의 순간을 함께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진넨스가 아이를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했으니....하하!! 벌써부터 기대되는군!!자네와 진넨스를 닮아 예쁠까나!”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 도중에 엄청나게 큰 파일을 발견했다. 이 파일이 대부분의 시그마의 뇌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떤 파일이길래 한번 열어서 봤더니 손녀딸에 관한 생각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아직까지도 손녀에 관해서 재잘거리고 있는 시그마를 한번 바라보더니 이제 지겹고 싫은 시그마의 손녀관심은 끝이라고 생각하며 삭제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용량이 커서 한번에 지워지는건 아니였다.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서슴치 않고 삭제버튼을 눌렀지만 겨우 2퍼센트 밖에 되지 않을 걸 보고 이마를 짚었다.
”도대체 얼마나 큰거야?? 쓸모없는 영감같으니라고.“
“아이 눈은 리아를 닮고.....길쭉길쭉하면 좋으니 그건 자네를 닮고.... 머리카락색은 무엇이든 상관없을 것 같고! 흠! 어떻게 조합을 해도 완벽한 아이일 것 같군.그리고...~”
“이봐 시브런.”
“아?왜그러게나?”
98퍼센트. 삭제될려면 2퍼센트가 남았다.모이라는 게이지를 한번 슥 쳐다보고 시그마를 비웃듯이 바라봤다.
“이제 남의 자식에 대해서 신경끄지 그래? 당신은 진넨스의 친아버지라고 계속 착각하고 있군. 진넨스의 친부모들은 이미 10년도 전에 돌아가셨어.”
“하지만 내가 얼마나 진넨스를 아껴했는데!!...“
”이제 잊게나.“
마침 시그마가 그러니 내가 아이도 내 손녀나 다름없다 식으로 말하려는 순간 손녀에대한 기억파일이 완전히 삭제 되었다. 시그마는 무언가를 말할려다가 까먹은 사람처럼 벙쪄있게 되었다.
”이제 데리고 나가. 할일은 다했고 쉬고 싶으니깐 날 부르지마.“
모이라는 장갑을 벗고 기계 전원을 모두 끄고 바람처럼 나가버렸다. 모이라의 연구실 문 앞엔 탈론병사 3명이 있었고 그 사람들은 시그마를 붙잡고 연구실에서 나왔다.
시그마는 아무렇지 않게 순응을 하며 걸어나왔다.마치 머릿속이 텅텅비어 뭘해야될지를 모르겠는 상황과도 같은 기분이다.한참동안 복도를 걷다가 자신의 방에 던져지듯이 들어갔고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방 문이 잠겼다.
그리고 바닥에 앉아 침대에 기대어서 허공을 바라보더니 작게나마 보이는 철로 된 구멍 사이로 달빛을 보며 말한다.
“ 그 아이는 날 구원해줄 달의 여신이 틀림없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