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은 어느정도 구했다. 시끄러운건 싫어서 도심에서 구하진 않았다. .....하지만 직장에선 너무 거리가 먼데...??.. 오디오런이 괜찮다고 했지만 썩 표정이 좋진 않다.... 괜찮을거야. 모이라...그렇게 멀진 안으니..... 약간 숲도 있고. 괜찮을거라니깐!... 조용하고! 이웃도 별로 없고.. 안정적이니 딱이지. 차많고 불빛많이 보이는 곳은 집이 아니라고 생각해 지하에 연구실도 둘건데 나쁘지 않은 집이 될거야.
잉크가 터졌다...잉크가...잉크가...이사하면서 터졌나봐...!! 묻은지도 모르고 손자국도 남고 ... 참 이사짐을 똑바로 들고가주시지..... 내 문서장 모서리들 다 젖었다. 이거 보상못하나.. 중요한거 있는 것 같은데... 덕분에 새 책상에 잉크자국 다 묻고... 하,힘들다. 이사가 이정도로 힘들진 않았는데... 그냥 이 김에 잘 안터지는 펜으로 바꿔야 겠다.
이사 끝. 매일 밤 좋은 날들 보내는 중. 신혼휴가 최고. 길게쓰지 않겠음. 마직 별 일 없음. 허리 좀 아프지만 괜찮다!! 우리 여보 짱!!!...
우리집에....새 가족이.. 생겼다.... 아이가 생긴게 아니라... 햄스터가..들어왔다... 햅스터가.. 손바닥 만하다...!!푸딩? 펄?? 정글?... 모이라도 종을 모르겠다고 한다... 실험쥐처럼 쓰기엔 똑똑했다. 의사표현 확실하다. 그리고 막. 음식을 터는데? 내 쿠키 다 먹었다... 과련 햄스터가 맞을까.... 모이라가 화나서 내쫓을려했지만 내가 어떻게든 말렸다. 오죽하면 오디전이 사는 집에 제 발로 온것일까.....? 햄스터 키우기 쉽겠지? 베딩, 케이지, 그릇.. 한번 용품점을 다녀와야겠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의 시작은 지금인 것 같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제약 받지 않는 연구, 꾸준히 들어오는 지원지금...집...직장....그리고 여우같은 아내 까지.. 나의 삶도 많이 호와로워졌다. 과거도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괜찮았다. 하지만 딱 과거해서 떠르는 감정은 불편했다. ....배신을 한 적도 없다. 누군가를 미워한적도...없다. 그냥 방해받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었던 걸까? 모이라를 사랑하고 나서 많은 것들에 변했다는 건 알겠다. 과거를 곱씹어봤자 얻을 건 없다. 이미 우리에게 들어들건 들어오고, 나갈 건 나갔다. 이젠 아무런 방해없이 나의 연구와 시랑을 하고 싶다. 나는 오디오런과 약속했다. 과거는 잊고 , 미래를 바라보며 서로를 지켜주고 사랑하자며. 하...오디오런...어째서 사람들은 당신이 엄청난 인재라는걸 인정하지 못하는 걸까... 괜찮아. 오아시스 사람들은 우리를 인정해. 여기서 오랬동안 행복하게 살자. Ich liebe dich, MoiRa.❤️
오디오런이 의심스럽다. 우리집 지하엔 작은 연구실 하나가 있는데 요즘 모이라가 자다 깨서 거길 간다. 갑자기 못한 정리가 있어서 가는 느낌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살짝 깨서 몰래 볼려 했지만 알 수가 없다. 설마.. 당신. 내가 이제 그만 하자는 연구를 나 몰래 하고 있는건 아니지?? 당신 진짜 요즘 수상해. 약간 나를 피해??응?? 그래도 팔을 보니 심해진건 아니여서 안심하고 있다. 연약에 이런 본다면 , 어느정도 찔려서 수상한 짓은 그만하는게 좋을거야.ㅡ“ㅡ
대학교수로 일한지 대략 1년이 넘어간다. 모두들 나를 오아시스의 별, 첫 발견자처럼 말하고 대우한다. 굳이 겸손을 떨고 싶진 않다. 나도 나의 학문과 명성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만족스럽다. 다만, 모이라 앞에선 사람들은 날....모이라를 만족시킬만한 가장 완벽한 사람. 그정도로만 보는 것 같다. 이럴 때마다 모이라가 얄밉기도 하고 가끔씩 학회를 같이가서 나는 없는 사람 취급당하는 상상을 하면.. 따로 가고 싶은 생각을 들었다. ...괘씸한 것들.나보다 먼저 들어오고 모이라를 극찬한답시고 나에대한 대우가 감히 이래? 나를 가르친던 전 물리학 장관님이 은퇴하신 뒤로 살판났네. 그녀가 키운 오이시스 대학이 아깝지 않게 저 늙은이들을 어떻게 해야 겠어.
감기에 걸린 것 같다. 아무리 낮엔 없고 습한 건조 지역도 저녁이 되면 추운 것 같다. 젊을 땐 시원하다 느낀 오아시스의 밤은 이전 더 이상 아니다. 으슬으슬하게 춥고...가디건 없이는 못 있는 밤이다. 아직도 내가 그때만큼 젊을 줄 알고 추워도 괜찮겠지. 하며 들아다닌 결과다. 기침이 멈추질 않는다. 폐가 건조하고 얇아지며 놀러붙은 느낌이다. 기도도 메말라갔다. 실은 모이다가 밤은 춥다며 겉옷을 챙기고 다니라 했다. 하지만 끝까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악과 따뜻한 물은 건네는 모이라의 표정은 되게 한심하다는 표정같았다.괜히 찔리는 것일수도 있다. 열은 났다 말았다한다. 그렇게 못참을만한 감기는 아니여서 해열제 먹으면 괜찮아진다. 이걸쓰면서도 지금은 그닥 상태가 완전히 좋은 건 아니다. 이런 더 쓰다간.. 더 어지러울 것 같이서 끝내기로 한다.
모이라가 출장갔다. 조금 늦게 볼 것 같은 긴 출장을 갔다.아침에 마지막으로 배웅해주고 안아주고 여러 잔소리를 해줬더니 처음엔 알았어. 라고 했던 대답이 어.어어. 로 바뀌었다. 출장 간 사이에 아프거나 무슨 일 생길까봐 걱정되긴 하지만...어디가서 굴하지 않는 오디오런이기에 괜찮지 않을까 싶다. 집안이 조용하다. 원래 퇴근시간이 불규칙적이여서 나 혼자 있는 시간이 꽤 있었지만 아에 한동안 가버리니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한거랑은 다른 느낌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허전함이랄까, 결혼하기 전까지 이런 느낌이였다. 아무리 모이라와 연애를 했어도 집에가면 조용히 불꺼진 거실만 날 반겨주고 있었기에 허전했었다. 늘 바쁘더라도 매일 보는 오디오런의 자리가 이렇게 컸구나. 오디오런도 그렇게 생각할까? 오디오런도 내가 한동안 출장을 가면 이런 느낌이 들었을까. 그녀의 사생활은 지켜주고 싶지만 한번 내가 출장 갔을 때의 모이라의 일기장이 보고싶어진다. 과연 일기를 썼을까? 일기를 안쓰더라도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직 하루도 안지나갔는데 벌써 오디오런이 갓 만들어준 요리가 먹고싶고 오디오런의 향을 느끼고 싶다. 저멀리서 나에게 걸어오며 선명해지는 그런 향을 맡고 싶다. 겉은 차갑지만 계속 잡고 있으면 속은 따뜻한 모이라의 손.... 아직 내 별이 올려면 한참 남았지만, 어서 왔으면 좋겠구나 나의 별아.
-햄스터 안녕하세오 햄스터애요 리아 웅니 일기짱 잘 보구 감니당
앞장,이게 무슨 일인가?? 햄스터가 내 일기장을 본건가?? 잠깐 자리를 뜬 사이에 보고 갔네... 나쁜 햄스터.. 하지만 이 공책이 내 일기장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그냥 빈 수첩에 내 어느 하루의 특별한 감정이나 아니면 평범한 일상을 매일은 못해도 잠깐잠깐 끄적이는 정도니깐. 남들처럼 예쁜다이어리도 아니고,꾸미지도 않는다. 알록달록한걸 안좋아하진 않는다. 이상하게, 다이어리가 화려하거나 꾸미게 되면 잘 안하게 된다. 남들이 보기엔 무지 공책에 멋없게 한다고 하겠지만 상관없다. 내 바쁜 하루에 그래도 계속 일기를 쓰고 있다는것만으로도 장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추억거리로 볼 수 있다는거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다만 내 미래의 아이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게만...적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염탐하는 햄스터를 포함해서. (햄스터는 일기 안쓰나? 나도 보고싶네.) .....모이라도 내 일기장을 봤을까?... 그건 좀 두렵네..
잠시 생각했다.별이란 무엇일까. 밤하늘에 하얗게 점처럼 찍혀있는 큐빅같은 존재말고, 내 생각과 나만의 철학에서 나온 별은 무엇이며,어쩌다 생겼고,어떤모양이며,언제 태어나고 언제 폭발하는지 궁금하다. 나만 아는 이 대답을 곱씹으며 남들도 대답 못하는 걸 되묻는것도 우스운 일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 결과만을 다루며 평생을 보내는건 삭막하다. 원래 과학자의 일들은 그러하며 어쩔 수 없다는걸 안다. 하지만 가끔은 내 뇌를 풀어줄 만한 질문이 필요하다. 시브런 박사님의 중력에 둥둥 떠다니며 생각하고 싶다. 복잡하다. 이 글이 제대로 써져가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해서 우울하고 짜증나는가? 아니다. 아무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땐 일찍 눈을 붙이는게 좋을까, 이렇게 나만의 별을 나에게 되묻는것도 나를 힘들게 하는건지도 모르고... 오히려 더 피곤해진 것 같다. 끝.
여름휴가왔다.완전 덥고 키큰 나무들 많고 누가봐도 휴양지인 곳으로!수첩을 휴양지까지 가지고 온건 무리라고 생각했지만,어쨌든 잘 잃어버리지 않고 챙겨왔다.(?) 탈론 측에선 우리의 여름휴가를 원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내가 오군디무에게 여기서 더 안쉬고 하면 저번처럼 시브런 박사와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그냥 잠수탈거라고 여러번 지겹도록 말하니 보내줬다. 일주일 휴가며 대략 4일은 여기서 보내고 3일은 집에서 편안하게 일할 거다. 이 귀한 휴가를 즐기기 위해 수영복도 새로 샀다. 모노키니나 레오타드 형식의 수영복(정말 오래된 수영복)이 있었는데 너무 끼고 맘에들지 않아서 오디오런이랑 같이 수영복을 산 결과....오늘 낮에 입은 검은색 비키니다. 벗겨질 것같고... 이걸로 뭐 어떻게 수영을 즐기나 싶었지만 오디오런이 (매우)흡족해보여서 그런 불편함은 감수하고 수영장을 즐겼다. 저녁은 야외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었고 그 이후엔 오디오런의 룸서비스를 즐기다가 지금은 탁상불 하나 켜두고 있는 상태다. 모이라는 오늘 1일차 휴양이 꽤 피곤했는지 날 끌어안고 자고 있다. 나머지 여행도 잘 지내다가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모이라와 브런치를 먹고 있을 때 귀여운 여자아이를 봤다. 대략 4살쯤 되보이는 아이였는데 붉은머리가 너무 예뻤다. 모이라보다 좀 더 붉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모르게 아이 엄마가 앞에 있는지 모르고 아이에게 예쁘다 예쁘다 한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저런 딸이 있었으면..하면서 중얼 거렸다. 모이라는 그냥 그럴 수 있지같은 몸짓과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좀 더 반응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 때 이후부터 지나갈 때 아기옷만 보면 그 아이가 생각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누군가가 나에게 아기옷을 선물로 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점점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도 커졌다. 그 아이처럼,모이라처럼 붉은머리를 가진 여자아이를 갖고 싶다. 하지만 이건 오디오런의 의견도 들어봐야하기 때문에 섣불리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엔 조심스러웠다. 모이라가 아이를 싫어한다 라고 생각해본 적 없지만 전에 레스토랑에서 반응을 보면 그냥 아이 라는 존재를 생각해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어보였다. 내가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하면 무슨 반응이 올까? 조금은 예상되어서 말하지 말까 싶은데...그건 또 모를 일 아닐까? 남의 아이도 아니고.. 나와 자신을 닮은 아이이면 조금 다르지 않을까? 육아할 시간이 없다며 거절할까? 모이라가 퇴근하고 나서 저녁쯤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다시 생각해보니 서로 아이가 갖고 싶어도 아이를 돌봐줄 시간이 없기에 우리 사이엔 아이는 조금 곤란할 것 같다. 아이의 행복도 생각해야하니깐.)
모이라가 갑자기 집을 나갔다. 쪽지도, 어떠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문자도 없다. 내잘못이였어.우리가 그동안 싸웠던건 나의 당신을 향한 잦은 잔소리 때문이였어. 하지만 그것도 다 그저 당신의 연구를 존중해주지 않은 의도가 아니야. 당신을 살리기 위해 그랬었어. 당신은 그걸 계속하면 온몸이 썩는 건 시간문제야. 모두 그 잔소리는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나의 잔소리가 오히려 당신에게 독이 되었던 것 같아. 오디오런 다시 돌아와줘. 아니면 어딜 갔는지만 알려줘. 제발....제발........ 내가 미안해... 이 부슬비 내리는 날에 어딜간거야.....
문자도 전화도 받지 않는다. 읽지도 않는다. 가끔 몇개는 읽고 답장은 없다. 아니면 전원이 꺼져있다고 한다. 그렇게 당신행동에 나는 더 애타고 말라죽고 있다.
오늘은 전화를 받았다. 어디냐고 돌아와달라고 울며 말했지만 반대편에선 아무말이 없었다.흐느끼며 울기 시작할 때 뚝 끊겼다. 나에게 단단히 화가 났을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게 아닌 생존하는 것 같았다. 살은 빠르게 빠지고 있고 어떤 날씨가 되어도 매일같이 우울하다. 우중충한 날씨면 그 날이 떠올라서 아에 일어나질 않았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하지만 포기하고 싶다. 지인들은 바람피고 있다며 당장 끊으라고 하지만 그런말을 들으면 더 부정하게 된다. 나는 자연스레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체념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이번에도 간신히 받은 전화에서 모르는 여자소리가 들려왔다. 설마했었는데 모이라는 다른여자랑 바람난 것 같다. 이미 어느정도 체념을 한 상태라서 슬프진 않다. 빠르게 집정리를 하고 이혼할 생각이다. 괜히 무턱대고 좋다고 결혼하는거 아니다. 이제 끝이야.
내 카드로 뭘산거야? 아무리 미쳐도 이렇게 미친사람일줄야. 오아시스는 커녕 세상에 발도 못들이게 해주겠어.
언제쯤이면 내 삶은 안정적일까. 그냥 엄마아빠와 독일에 같이 살다가 사고 때 부모님이랑 같이 세상을 떠날걸 그랬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러지 않길 바라시겠지. 엄마, 나도 아빠같은 사람이랑 만나며 살고 싶어요. 한사람만 바라보며 죽을 때도 끝까지 옆에 있어주는 사람요. 제가 그녀와 함께한 삶을 하늘에서 보고 계셨던 나의 부모님은 내가 얼마나 한심하고 답답하셨을까. 주변인들의 말을 들을걸 그랬어요. 내가 뭐가 잘났다고... 돌이킬 수가 없어요 아빠. 제 직장과 앞으로의 인생은 끝났어요.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끌려다니듯 있었어요. 그 직장에서 나가면 전 암살당할거예요. 이직도 못해요. 그냥..... 엄마아빠 옆에 있고싶어요..
휴직,약 복용중. 모이라가 좋아해서 길렀던 머리는 과감하게 잘랐다.
넌 어째서 내 앞에 이렇게 나타난거야. 일어나 모이라. 당신 이런사람 아니잖아. 이것도 다 나때문이야?? 당신 책임이라는건 없는거야? 제발.... 이번엔 나때문이여도 좋으니 깨어나줘...
모이라는 내 예상대로 나몰래 자신에게 실험을 하고 있었다. 새벽에 자다가 심한 고통을 느껴 일어나보니 더 심각한 상태로 변해있었는데 그걸 내가 알면 나와의 관계가 끊어질까봐 말없이 나갔다고 한다. 내가 응급실에서 만나 화낸 여자는 모이라의 애인인줄 알았지만 그녀의 조수였다.조수도 모이라와 지내면서 꽤나 힘들었다고 한다. 비싼 결제는 제2의 애인을 위해서도 아니였다. 내 연락을 보지 않은 건 내가 더 보고싶어질까봐 그랬고 더 일이 커질까봐 그랬다 한다. 그렇게 나를 위해 했지만 당신은 당신을 챙기지 않아서 이런사태가 났구나. 목소리도 잘안나오고 안그래도 뼈밖에 안보이는 너는 곧 죽기 직전 상태가 되었구나. 이게 당신이 바라는거였니? 우리의 행동은 다 누굴위한 행동이였을까. 결과적으론 어느 하나 이기적이게 이득인게 없다. 내가 행동한거 그대로 당신의 결과가 나왔고 당신의 행동 그대로 나의 결과가 나왔다. 이게 무슨 짓이야? 이정도로 비참한 결과가 나와야지 서로 깨닫고 안할건가? 다시 처음,우리가 풋풋했던 때로 돌아가자.
모이라는 많이 나아지고 있다. 병원밥이 나오니 내가 지켜보며 최대한 다 먹으라고 하니깐 조금 살이 올랐다.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모이라의 몸상태는 좋아지고 있지만 모이라는 날 조금 불편해하는건지,예전처럼 대하진 않는다. 좀 더 순해졌다 해야하나. 이런느낌이 무언가 좋지 않다. 모이라가 갑자기 순해보인다는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몸만 나아졌지 아직 마음은 다 낫지 않은 것 같다.
모이라가 내 앞에서 울었다.처음일거다. 예전에 느낀 것처럼 모이라는 아직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것이다. 모이라의 구슬같은 눈물은 뜨거웠다. 그녀의 눈물은 차가운 성격과 다르게 뜨거웠다.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지만 모이라가 처음으로 나에게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를 달래주고 진정된 상태로 같이 잠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이번에 그녀몰래 숨죽여 울었다. 나도 같이울면 모이라도 슬퍼할테니깐.
안녕 모이라. 당신 창고에 있던 내 일기장 보고있죠? 이걸 본다는건 이미 다 봤겠다는거네. 내 일기장을 봤듯이 이 일기장은 우리가 결혼했을 때부터 내가 조금씩 써온거야. 매일 쓴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가끔씩 썼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다음날이기도 하고...아니면 몇달 후인 것 같기도 하지. 결혼하고 나서 연애 때보단 조용할줄 알았는데 우리도 참 많은걸 겪었어. 행복하기도 하고...슬프기도 하고...화나기도 하고... 온갖 희노애락을 다 느꼈죠.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아픈 일은 추억으로 잘 남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론 잘 풀려서 약간의 추억으로 남고 그래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지만.) 점점 가면서 어두운 일기인건 알아요. 마지막장은 우리가 정말 다시 시작하기 직전의 마지막일기였어요. 원래는 몇장 남길래 그 이후의 일기를 다 쓸 때까지 쓸려고 했지만 차마 그 힘들었던 때가 담긴 일기장에다가 더 무언가를 적는건 좀 그랬어요.그 이후의 일기는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일기장에 잘 기록되고 있답니다.이 일기장보단 훨씬 더 일기장스러운 곳에다가 적고 있어요. (이건 누가보면 그냥 평범한 수첩같죠?) 이젠 힘든 일이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매일이 행복하면 전 일기장을 쓸 생각도 하지 않았을거예요. 하지만 나중의 우리의 아이(안생길수도있지만요.)가 우리들 몰래 일기를 봤을 때 최대한 우리가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며 기록할려고 해요. 물론 몰래보는 당신과 햄스터도 포함해서요. 당신에게 쓰는 이 이야기는 여기서 줄여나가도록 할게요. 그 다음 일기장에서 만나요. 그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는 해피엔딩이기를. 사랑해요 모이라. 아무리 싸우고 당신이 미워도 당신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 나의 별아.. 나의 단 하나 뿐인 별아. 힘들 때든,언제든 당신이라는 별 곁에 있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