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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
    카테고리 없음 2021. 5. 2. 21:18



    Aria Jinnens.Du hast mich so enttäuscht, dass ich dich als meine Tochter betrachte.
    (아리아 진넨스,내가 널 나의 딸이라고 생각하기엔 네가 나에게 너무나도 큰 실망을 안겨줬구나.)




    눈 앞엔 아무것도 없다.
    오늘도 역시 출근하는 길이다가 안개가 뿌얘지더니 아에 다른 길로 온 것 같다.
    다른 길이라고 할 수가 없다. 가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부딫혀 정신을 잃어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 머리가 띵한 느낌은 전혀 없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내가 있는 공간은 조금 습기가 있고 안개가 있다.
    그리고 바닥은 얕게 물이 있는 것처럼 찰박찰박 소리가 난다. 물처럼 움직임이 있고.
    하지만 만져보면 물이 아니다. 그냥 바닥이 그렇다.
    마치 호숫가 근처에 있는 느낌이든다.
    아무것도 없는 이 곳에서 가만히 있을 순 없다는 생각에 한번 목소리를 내본다.
    " 여기 누구 없어요??"
    메아리처럼 퍼진다. 내목소리만
    괜히 으슬으슬한 느낌이 든다. 아내가 연애하던 시절 때 선물해준 스카프를 다시 고쳐 두르고 열심히 뛴다.



    이 곳의 시간은 정말 빠르다. 처음 왔을 땐 한낮처럼 밝았는데 겨우 내 체감시간으로 20분정도 안지났는데 어느새 노을과 같은 색을 띄고 있다. 그리고 내가 잠시 한눈 판 사이에 깊은 밤이 왔다.
    동화처럼 아주 큰 보름달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이 곳의 밤하늘은 내가 지금 우주에 있는지 지상에 있는 지 모를정도로 예쁘고 수억개의 별이 있다는 걸..
    분홍색...파란색... 예쁜 색으로 칠해둔 은하수. 얇은 붓으로 콕콕 찍어낸 작은 별들도 있다.
    별자리는 물론 아주큰 행성들도 곧잘 보이는 듯하다.
    여기에 갇혀 아무짓도 할 게 없는 난 바닥에 앉아 이와중에 이어진 별자리들을 보고있었다.
    " 어디보자.. 저 별들은 호랑이의 모양처럼 자리를 잡고 있군. 유난히 별이 밝게 빛난다니... 여기에만 있는 별자리일까? "
    내 머리 위엔 하늘을 장악하고 수만 아니 수억개의 별들이 보인다.
    하지만 이 순간도 잠시 다시 해가 뜨는 것처럼 밝아지고 있다. 무언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왔다.
    " 여기에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있는 건가?"
    그래서 나는 해가 올라오는 곳을 눈이 부셔 찡그리며 바라보며 소리쳤다.
    " 여기 사람있어요! 혹시 누구세요??.."
    이렇게 소리를 질러봤자 나는 달려오는사람이 사람인줄 알았다.그러나 실루엣이 보이며 점점 사람보다 큰 크기를 자랑하며 뛰어오는게 아닌가. 나에게 달려온 건 사람이 아닌 보통 호랑이보다 좀 더 몸집이 큰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날 보자마자 급하게 멈추었다. 나도 호랑이를 보자마자 뒤로 자빠지며 뒷걸음질만 했다.
    마치 신의 호랑이인 것처럼 털은 황금빛이났고 눈은 안개를 담은듯한 색이였다.무섭긴했지만 내가 본 호랑이중 가장 아름다운 호랑이다.
    호랑이는 큰 소리로 입에 무언갈 물며 으르렁 거리며 경계하듯이 있다가 나를 몇초간 뚫어져라 쳐다본 후 입에 물고 있던 걸 툭 두고 떠나버렸다.
    호랑이가 두고간건 제 새끼였다. 새끼호랑이는 자기 몸의 2배만한 아주 큰 황금잉어를 입에 물고 있었다.
    잉어는 아기호랑이에 물려 살려달라는 듯이 파닥였다.
    " 자.... 이제 이 잉어를 놔주렴 나비야..."
    저 잉어가 심상치 않은 잉어인걸 알게 되고 나는 그 잉어를 구해줄려고 했지만 고집쎈 아기호랑이는 경고하듯이 소리를 냈다.
    아기호랑이랑 옥신각신하다가 또 큰 어미금호가 달려왔다. 어미금호는 입에 또 뭔갈 물고 왔다.
    이번엔 물고 있는 걸 조심히 내가 안게하고 제 새끼를 혼내서 큰 황금잉어를 내 왼손에 들게 했다. 분명 피를 철철 흘리던 잉어가 아기호랑이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없었다듯이 말끔히 나아졌다.
    어미금호가 내 품에 조심히 놓은 건 2번째의 제 새끼가 아닌 작고 조그만한 흰 아기토끼였다.
    아기토끼는 눈이 이 세계의 밤을 다 담은 듯처럼 신비롭고 발은 밤처럼 점점 까만양말을 신었다.
    " 나에게 이 잉어랑 토끼를 준다고,...?"
    어미금호가 날 인자하게 보며 끄덕였다.그리곤 곤히 자고 있는 아기토끼를 한번햝아주고 고양이처럼 나에게 부비적한다.
    분명 이 금호가 준 잉어랑 토끼는 무슨일을 뜻하는진 모르겠지만 이 예쁜 동물들이 우리 부부에게 좋은 뜻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기에 나는 호랑이에게 고맙다며 금빛 털을 만져주었다.
    " 고마워. 잘 데리고 있을게. 하지만 난 이제 슬슬 내 아내가 보고싶어. 다시 원래 세계로 가게 해줄 수 있겠어?"
    여기에 더 뭔갈 욕심부려 다른 복을 얻어낸다고 있다간 욕심이 지나쳐 못나갈 것같았다.
    어미금호는 자신의 등에 나를 태우고 열심히 달려갔다.
    어미금호가 달려갈려고 발을 떼는 순간 순간적으로 세계는 암흑으로 변하고 은하수를 건너는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무서웠다. 몽롱하고 신비로웠지만 이길이 저승으로 가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 호랑이를 믿고 받은 잉어와 토끼를 놓치지 않기위해 그 빠른 속도에서 눈질끔 감고 끌어안았다.
    " 리온...."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나를 부르는 듯싶었다.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면서 나를 더 부르는 것같았다.
    " 리온.....리온!!"
    " 리온. 이제 일어나야지. 아무리 주말이여도 그렇지 너무 오래잔거 아니야? 그리고 무슨 꿈을 꿨길래 중간에 호들갑을...."
    " 내가 이렇게까지 많이 잔건가?.. 머리가 아프네... 하지만 꿈....꿈은 좋은 내용이였어."
    " 무슨 내용인데 자기?"
    " 그건 비밀로 할게 지젤."
    " 그래 알겠어. 빨리 이제 정신차리고 일어나서 아침밥 준비하자.(쪽)"
    이 모든 건 꿈이였다. 아내 말대로는 중간에 내가 호들갑을 떨었다고 하지만 분명 좋은 꿈이였다. 나와 지젤은 아이를 갖고 싶어했다. 쉽게 내가 판단할 수 없는게 꿈이지만 이 꿈이 아이가 생긴다는 꿈이 아닐까 싶다.


    (며칠 후)

    긴 재판이 끝나고 전화가 왔다.
    지젤이다.
    " 어 그래 지젤. 무슨일이야?"
    " 리온 할말이 있어."
    " 뭔데?"
    "나 임신했어!혹시 몰라서 병원에 가봤는데 의사가 뱃속에 아기 있다면서 초음파로 보여주셨어."
    " 지젤 진짜야?"
    " 진짜라니깐!"
    너무 기뻐서 법원 내에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 꿈은 우리 부부에 아이가 생긴다는게 확실해진 거다.
    " 판사님 그 다음 오늘 스케줄 입니ㄷ"
    " 그거 다 내일로 넘겨줘요 오늘은 집에 빨리 가야될 것같네요."
    원래 정 퇴근시간은 5시지만 오늘은 4시에 집에 갈 거다.
    법원 사람들이 이렇게 기뻐하는 내 모습을 보고 놀라긴 했지만 나는 나한테 딸이 생긴 것만으로도 그 창피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몇 달 후,초봄의 새벽에 아이가 태어났다.
    지젤을 꼭 닮은 딸아이였다.
    내 첫 딸은 뽀얗고 앵두같은 붉은 입술에 내 눈을 닮아 바닷빛의 보석같은 눈이였다. 나와같은 눈색이지만 내 딸은 유난히 더 깊어보였다. 마치 내가 꿈에서 안은 토끼의 눈처럼...
    태어난 딸아이의 이름은 내 성을 따서, 지젤이 생각한 이름을 합쳐
    아리아 진넨스 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나와 지젤을 보며 까르륵 웃으며 요람에 누워 있는 아기는 별모빌을 좋아했다. 그리고 언제나 해맑게 웃고 조금씩 커가면서 느낀거지만 호기심은 대단했다.
    그 때의 호랑이가 준 잉어와 아기토끼는 나의 딸이 아니였을까 싶다. 내가 본 암흑과 별은 곧 딸아이가 관심을 갖게 된 부분이 되었고,아기토끼같이 생긴 딸이지만,나에게 반항을 했던 새끼 호랑이처럼 용감하며 쉽게 굴하지 않는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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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 많고 해맑은 아이는 유명한 천체물리학자가 되었고, 호랑이꿈을 꾼 그녀의 아버지 리온 진넨스와 리온의 아내 지젤 끌로에르는 유학간 딸을 기다리다가 옴닉테러로 인해 그녀의 고향인 독일 베를린에서 숨을 거두었다.

    리온이 꿈에서 본 하늘에 있는 금호별자리였던 금호가 그녀의 부모를 다시 하늘로 데려가 딸을 여기서라도 볼 수 있게 별에다가 자리를 마련해줬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어느누구보다 딸을 믿었던 아버지는 딸이 비윤리적인 실험에 옹호하고,아버지 자신이 살아있었을 때 논란이 되었던 과학자와 지내게 된다는걸 알게 되면서
    하늘에서 제 딸이라는걸 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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