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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Éire
    카테고리 없음 2020. 3. 16. 00:28








    MxA
    서로에게 기러기 아내였던 몽랴의 관계를
    리아가 더이상 못참아 이혼 때리러 모이라가 주로 출장 가있는 아일랜드로 간 내용
    [ 공식적 드림설정x ]
    (글을 정말 못쓰고 풀고싶어하지만 한계가 있어서 생략하거나 되게 빠른전개)






    연결음 소리가 끝나고 받지 않는다는 소리를 몇 번째 듣고 있다. 왜 항시 전화를 안받을까, 몇번 씩 전화해서 겨우 받으면 이런 대화만 주고 받았다.
    " 왜 이제야 받았어.."
    " 미안. 전화온지도 모르게 일이 너무 많았었어. 조금 이따가 전화할까?"
    " 그래, 일 끝나고 다시 전화 줘."
    "-"
    그리고 그녀는 다시 나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녀가 바쁘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큰 신혼집을 구하여 살고 있는데 허전하다.
    그래서 한번은 모이라가 있는 시간에 맞춰 잠도 자지않고
    기다리고 있다가 전화를 걸었더니,
    " 새 아가니? 오랜만이야. 잘 지내고 있지?"
    장모님이시다.
    " 안녕하세요 장모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야 잘 살고 있어요. 근데 어쩐일로 오디오런 핸드폰일텐데.."
    " 모이라가 너무 힘들어해서 아일랜드에 있는 모이라의 집에 잠시 왔어. 근데 어쩌나.. 지금 자고 있는데... 깨워서라도 바꿔줄게."
    " 아니예요. 괜찮아요 장모님. 모이라도 피곤할텐데 체력 아껴야죠."
    " 그래 알겠다. 새아가, 거기는 새벽3시 아니니? 모이라 때문에 이시간까지 안자고 있었구나. 어서 자렴. 모이라에게 오아시스 시간에 맞춰서 너에게 전화하라고 할게. 잘자렴."
    난 적어도 모이라가 나에게 다시 연락한다는 작은 약속은 못지켜도 엄마와의 약속은 무엇이던간 지키던 사람으로 알고 있었지만 내가 자고 일어나서 아침이되어도 밤이되어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너무 얄미워지고 서운함은 물론 실망감도 무겁게 든다.
    연애전부터 날 갖고 논 것이 아니였을까, 내가 단지 사랑하는 아내가 아니라 아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자신의 비서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인들도 나에게 도대체 너의 배우자는 어디있냐며 궁금해하고 바람핀 거 아니냐까지 의심하기까지 왔다.
    " 바람핀거 아니야?? 계속 자기나라에서 안오다가 잠깐 오고 다시 가고. 거기에 자기 혼자 사는 집까지 있다면서? 그럼 아일랜드에 다른 애인이 있는게 확실해."
    " 자기 자신이 돈도 많기도 하고 힘드니깐 집을 하나 잠시 구해둔거 겠지... 무서운 소리 하지마 이혼절차도 복잡해.."
    이혼절차가 복잡하다며 무서워했지만 이젠 그렇게 깊은 생각은 나지 않는다. 계속 나만 애달프고 화나고 그러는 것 같고, 귀찮지만 이혼한다면 재산은 반반씩 하기에 큰 불이익은 없다.
    전화로 전하기엔 전화 조차도 안받는 사람이고 올 생각도 없어보이는 사람이다. 그리고 서로 얼굴 보며 말해야 될 것같다는 생각에 메일로 간다는 말 보내고 더블린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 짐은 여기에 두고 여기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삐.삐"
    " 잠시 터치를 해도 될까요?"
    " 네. 상관없어요."
    몸 수색을 할 때 모이라가 결혼기념일로 사준 목걸이가 금속으로 발견되어서 그냥 갈 수 있는 날 붙잡았다.
    하필 이혼하자고 말할 사람에게 받은 목걸이로 걸려서 언짢지만..
    " 아무이상 없습니다.가셔도 돼요."
    영국 항공사 비행기를 타서 갈아탈 생각이였지만 웨이팅도 그렇고 귀찮기에 조금 더 비용을 내고 직항으로 예약했다.
    신혼여행도 안간 내가 헤어지자 라는 말 한마디 할려고 얼마를 쓴건지 싶다. 탑승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대부분 즐거워 보인다. 다들 아일랜드로 여행갈 생각에 들떠 보였다.
    오아시스와 다르게 비도 많이오고 습하며 자연이 멋진 곳으로 여행한다는건 내가 생각해도 색다른 경험이기에 들떠 있을 만하다. 세상에 이별통보 하기위해 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다. 오디오런은 모르고 내 메일을 봤을지도 안봤을지도 모르겠다. 데리러 오라곤 했지만 안봤다면.....내가 택시타고 가야되는 상황이 생길 것 같다.
    차라리 메일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면 그녀의 집에 가서 그 대꾸를 들어가며 깽판이라도 제대로 치고 시원하게 갈 수 있을텐데 말이다.
    신혼 때가 그립다. 그 때는 뭐든지 같이하고 지내고 했었다.
    내가 책상에 엎드려 잘 때 담요를 덮어주거나 깨워서 침대에서 자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던 오디오런. 오디오런은 요리까지 잘해 결혼 이후로 아침을 거른 적이 없었다.
    그녀 말대로는 요리과학적 느낌이지만,요리과학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맛이 좋았다.
    항시 사랑한다며 내 안에 파고들며 웃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자 그런 일은 줄어들게 되었다.
    이런생각을 하다보면 말하지 말까... 생각하지만 이 일을 내가 넘어가버리면 나만 괴로울 뿐이다



    "저희 비행기는 약30분 후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현재 더블린의 시각은 오전 11시 16분이며 날씨는 흐리고 비가 조금 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승무원들이 착륙을 위해 햇빛 가리개를 올려달라고 했을 때 하늘에서 본 아일랜드의 모습은 예뻤다.
    초록빛깔에 비는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마치 영국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인공적인 것으로만 둘러쌓인 오아시스에서 본 가짜 자연을 보다가 더블린 하늘에서 본 진짜 자연을 보니 숨이 트이는 것 같다.


    무빙워크를 걸으며 벽에 붙어있는 광고들. 대부분 관광지역이나 호텔,레스토랑,아니면 가끔 대학교 광고이다.
    자다 일어나 비몽사몽해서 그런지 상쾌하고 아무생각이 안든다. 앞에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모이라와 똑같이 붉은 머리에 키도 컸다. 뒷태만 보고 흠칫하며 약간 좋아질려는 기분이 들었지만 역시나 착각중 하나고 그동시에 여기에 온 목적이 떠올라 그만 그런 행복은 사라졌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바로 게이트를 찾아나갈려고 한다.
    보통은 입국심사 후에 짐을 찾고 나가지만 나에겐 손에 쥐어진 서류가방 이거 하나가 끝이다.
    공항에 와서 출구게이트를 나설 때 누구든 이런 기분이 든 적이 있을거다.
    게이트 자동문이 열릴 때 그 묘한 웅장함. 또는 날 기다리는 사람은 어디있을까 하는 그 마음.
    괜히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약간 기대를 하며 게이트를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게이트 앞에서 찾고 사람들을 찾고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내가 자신들이 찾는 사람인줄 알고 응시하다가 아니라는 걸 알고 다시 자동문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내가 약간의 기대를 하며 찾던 사람은 안보였다.
    메일을 안본 거다. 내가 이시간에 3번게이트로 나온다라는 메일을 보지 않았고 괜한 기대를 했다.
    " ...그럼그렇지. 메일을 보고 올 사람이라면 애초에 내가 여길 올 이유도 없었을거야."
    한숨을 푹 쉬고 택시를 잡으러 갈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와 인상을 가진 사람이 내 오른쪽 손을 잡았다.
    " 진넨스? 너 데리러 왔어."
    " ...오디오런,?무슨 일로 날 데리러 온거예요...??"
    오디오런이였다. 그녀는 메일을 읽고 나에게 답장을 안해준 것같았다. 흰 무지 틔셔츠에 남색 가을 정장을 입은 그녀는 내가 알던 모이라 오디오런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그녀는 허리를 살짝 숙이고 내말이 끝나자 입맞춤을 했다.
    다른 때보다 진하고 조금 길었던 입맞춤이였지만, 원치 않은 키스라서 밀어내며 떨어트렸다.
    하지만 오디오런은 무안해하지 않고 안부인사를 했다.
    " 오랜만이야 진넨스. 날 보러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메일을 조금 늦게 봐서 답장은 못했지만 그래도 널 데리러 오게 되어서 다행이야."
    " 당신,. 이시간대는 일하는 시간대 아닌가요?"
    " 내가 말 안해줬구나. 곧 내가 하던 장기간 프로젝트가 끝나가서 좀있으면 다시 오아시스로 갈거야. 그리고 진넨스가 머무르는 동안 잠시 안나갈 예정이고."
    난 기쁘지 않은 소식 한마디 전할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조기퇴근을 해버리면 어쩌라는 소리인가.
    그리고 난 내일모레에 다시 출국할 생각인데.
    그녀의 당당하면서 들떠보이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내일모레에 갈꺼라는 말도 안나왔다.
    " 오느라 고생했어 진넨스. 식당가서 점심먹을까? "
    " 아니. 돈아깝게 왜그래? 집가서 먹어."
    지금 소비해서 조금이라도 재산나누기 할 때 적게 갖고 싶진 않았다. 오디오런이 만들어준 점심을 먹고 다시 마음이 변할까봐 식당가서 먹고싶었지만 그건 내가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면 끝이다. 하지만 재산의 나누기는 한정되어있으니 잘 생각해봐야 된다.
    " 밥먹고 좀 걷다가 펍도 갈건데 정말 집에서 먹을거야? 평소에 아일랜드 오면 펍 가보고 싶다고 했잖아."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말에 따랐다. 더이상 여기서 반박할 말도 없고 깊이 대화하고 싶지 않고.
    " 알겠어. 오늘은 좀 피곤하니깐 빨리 집가고 싶어. 알아서 플랜 잘 짜봐."





    " 어머니께 들었어. 너가 아일랜드 시간대에 맞춰서 전화 했었다고. 다시 전화 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 때는 더블린 말고도 다른 지역도 가고 그러느라 못했어."
    음식 주문을 하고 그녀는 물을 한모금 마시고 흔히 거짓말쟁이들이 할법한 말로 이유를 댔다.
    " 아.. 그래서 그렇게 돌아다닐 정도로 똑똑한 인간이, 한번도 나에게 전화던 메일이던 안보내줬다? 다시 전화 준다는 사람이 한번도 안걸고 말이야."
    " 진넨스 그게 아니라,"
    -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 ..됐어. 밥이나 먹어."
    음식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왔다. 더 들을 필요가 없으니 괜찮다. 적막한 분위기에서 파스타 면을 포크로 말아 숟가락에 갖다대서 잘 정리한 후 말 없이 한 입 먹었다.
    내 앞쪽 오디오런은 어이가 없고 어벙벙 한지 한참 나를 바라보다가 겨우 숟가락을 들었다.
    " 정말 바빴어. 나도 더 이상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미안해."
    " 어련하시겠어요, 자기 예전 집에 나 몰래 만나는 사람 있을 수도 있고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거지. 집에 먼저 가지 않는 이유가 있을걸 아니야?"
    " 너무 바빠서 전화할 정신이 .......하아."
    " 나 여기까지 와서 당신이랑 싸울생각 없으니깐 잘못한 거 알았으면 입다물고 밥이나 먹어요.
    ".....많이 화난 건 이해하지만,내 사정을 좀 알아줬으면 하군."

    " 잠깐만 여기 있어봐."
    " 어딜갈려고?"
    " 잠시 꽃집 갔다올게."
    언짢은 식사 후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오디오런은 휭 꽃집으로 가버렸다. 꽃집을 왜 가는지 잘 모르겠지만, 날 기다리게 하는게 귀찮고 별로다. 그리고 꽃집에서 나온 오디오런은 붉은장미 몇송이로 된 꽃다발을 사왔다.
    그리고 나에게 건네더니,
    " 아까 전에 미안해. 이거 받고 화 풀었으면 좋겠어. 더 이상 이렇게 떨어져있을 일은 없겠지만 연락 잘 받을게."
    오디오런은 미안한지 나에게 꽃다발을 주며 약간 쑥스러운 면 때문에 약간 어벙벙해보였다. 장미가 새빨-갛고 탐스러웠다. 제일 싱싱하고 큰 장미만 골라온 느낌이다.
    " 생각해볼게. 이거 받는다고 다 풀렸다 생각하진 말아."
    어떻게 보면 그녀는 정말 바빠서 자신조차도 못챙길 처지 아니였을까 싶다. 그러기엔 쌩쌩해 보여서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오디오런은 내가 예전에 한번 아일랜드에 놀러와보고 싶다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하는 것 같았다.
    아일랜드 사람들만의 그 정겨움과 느낌이 있다.도시는 축제처럼 화려하고 따뜻했는데, 길거리에서 폴크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오랜만에 나도 동네 번화가를 와서 새롭게 느껴지는데 여기서 좀만 놀다 가자."
    그리고 그녀는 날 펍으로 끌고 갔다.
    " 벌써부터 마시게..?"
    " 여기는 대낮에도 열리는게 펍이야. 내가 살게."
    펍에 들어서자, 오후 3시밖에 안됐는데 사람들이 거의 꽉 찼다.
    " 벌써 술에 찌든 노인네들, 실연당해서 혼자 온듯한 청년, 이미 술 때문에 잠든 아저씨들도 보인다.
    술찌든내도 나지만 나무냄새와 섞여 오묘하다.
    " 기네스 맥주 2잔씩 주세요."
    바텐더가 검은 맥주를 내왔다.검은색의 맥주가 곧 흘러넘칠듯했다.
    오디오런은 날 바라보며 건배를 하자는 눈빛을 보냈다.
    "둘을 위한 건배를 할까?"
    "..."
    오디오런과 건배를 하기엔 마음이 빈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안하면 분위기가 더 이상해질 것 같아서 받아줬다.
    "..Prost."
    " 좋은 자세야.Sláinte."

    그렇게 잠깐 한잔만 하자는 말은 물건너가고 몇잔을 마셨다.
    이쯤되면 다른사람들은 취기를 보였지만,우리 둘은 쉽게 취하지 않아 계속 마셨다.슬슬 취기가 올라올 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잔 더 달라고 했다.
    "손님, 더 마시면 안될 것 같은데.."
    오디오런은 바텐더를 말렸다.
    "더 안주셔도 돼요.이제 데리고 가야겠어 진넨스 이제 집에가자."
    "집?누구집에..?당신..집..??"
    "그럼 내집이지. 어디겠어."
    순간 오디오런과 헤어지겠다는 생각과 여러 생각이 섞여서 계속 미묘한 말을 꺼냈다.
    "나는 그냥 모텔에서 잘래..어차피 마지막이니깐.."
    "제대로 취해버렸네. 가자 진넨스."

    밤9시.번화가는 노란 불빛만 남겨두고 조용히 숨죽여 자고 있었다.
    귀뚜라미 소리만 들리는 이 길거리를 오디오런과 나만 걷고 있었다.물론 나는 꽤 취해있는 상태여서 오디오런의 부축을 받으며 가고 있었다.
    "분명 똑같은 잔을 마셨는데 확실히 너가 더 잘 취하는군."
    "당신이...잘..안취하는거겠지...집이 어디길래 계속 걸어...?"
    "금방 도착해."
    오디오런은 주머니를 뒤지더니 열쇠를 꺼내 집열쇠를 손으로 밀어넘기며 찾고 있었다.
    밤이여서 오디오런도 뭐가 어떤 열쇠인지 잘 안보여서 바로 찾지 못한 것 같다.
    "우와.....지금이 시대가 언제인데 아직도...열쇠...?"
    "진넨스.오아시스에 있는 집고 열쇠거든?"
    달칵하면서 집문이 열렸다.
    그녀의 집은 모던하면서 아늑했다.역시 불빛은 주로 노란빛이였고 아주 깨끗해보였다.
    "내가 대학생 때부터 살아왔던 집이야.중간에 리모델링을 한 부분도 있지만 나름 나의 시간이 묻어있던 곳이지."
    이 집이 오디오런이 대학생 때부터 살아왔던 곳이라니. 지금 나이가 몇인데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데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오디오런은 나에게 편안해보이는 옷을 갖다주었다. 그런 옷 조차도 정갈하게 잘 접힌 상태인걸보고 오디오런이 아끼는 집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밖에 없네. 사이즈가 안맞아도 그냥 입어. 갈아입고나서 오른쪽 방으로 와.거기가 안방이거든."
    어기적어기적 술기운이 덜풀린 상태에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오디오런에게 받은 옷은 정말 다 길었다.질질 끌릴 정도여서 몇번접고 안방에 들어가 침대에 털썩 누웠다.
    분명 내가 계획한거랑 매우 다른 전개로 가고 있다.내가 기회만 잘 잡았더라면 오늘 헤어지자고 하고 떠났을텐데 그녀는 날 계속 잡아두고 있었다.내가 저렇게 잡아두는 사람을 두고 가야되나 싶은 고민도 들었고 그녀에 대한 배반감도 더욱 깊어져갔다.
    그녀가 내 옆에 걸터 앉더니 아직도 비몽사몽한 나를 바라보며 손을 잡아주었다.
    "아직도 안깬건가?"
    "......"
    "그동안 연락을 못해서 미안해.정신없이 바빴거든."
    "날 사랑하는건 맞아?"
    "사랑하지. 넌 나의 가설을 뒤바꾼 존재인걸."
    " 우리 거의 신혼인데 와이프 혼자 오랫동안 남겨두고 연락도 안받아도 되는거였어?"
    구슬같은 눈물이 떨어져내려온다.그녀는 나에게 더 가까이 와서 입맞춤을 했다.
    "미안해 진넨스.그럴려는 의도는 없었어.날 용서해줘."
    그녀의 손길이 내 눈물을 닦았고 다시한번 진하게 키스를 했다.
    또다시 밀어내고 싶었지만 서운했던 감정과 섞인 듯한 감정이 그녀를 밀어내지 못했다.
    위로하는듯한 키스는 더 깊어져갔고 나를 향한 욕구처럼 변해갔다.
    "보고싶었어."
    그녀의 그 한마디에 그녀의 붉은 뒷머리를 만지며 다시금 이어갔다.가쁜 숨소리가 이어져가더니 그녀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고, 한꺼풀 한꺼풀 가벼워지는 듯 했다.
    목에서부터 조심스럽게 내려오면서 아래가 미끈하고 뜨거워지는걸 느꼈다.
    혀가 민감한곳을 굴리고 간드러지게 놀리는것이 벅찼다.
    그녀는 이미 나에 대한 그리움은 없어지고 욕구로만 차올랐다.
    허벅지를 조심스레 잡더니 더 집요하게 혀를 굴리며 날 괴롭혔다.내가 어느부위를 제일 고통스러워하는지 아는 그녀는 그 부분만 부드럽게 노렸다.
    다시 그녀에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묶여있다가 주변에 있는 걸 잡으며 절정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절정이라,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쾌락을 즐겼지만 벅차 여운이 오면 올수록 잡기가 힘들었다.
    오디오런은 입가에 있는 액체를 슥 닦고나서 잡아먹듯 키스하며 자신의 아래로 나를 압박해오며 계속 이어나갔다.
    그렇게,나는 그 새벽을 그녀에 대한 괴로움 없이 보냈다.




    .

    그날 아침, 두통과 허리통증이 밀려왔다.내 몸과 다르게 아침은 상쾌했다.그러나 내가 무언갈 놓친 듯한 기분이다.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이 뭐였는지,나는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는지. 분명 어제 저녁까지 펍에서 술을 마신건 기억난다. 여기까지가 뚜렷한 기억이고 나머진 조각조각 작게 기억나거나 흐릿한 기억이다. 바닥에 널부러진 옷, 젖어있던 흔적이 있던 침대커버,내 몸과 오디오런 몸에 있는 상처자국과 흔적,그리고 아무것도 입지 않은 우리 둘. 내가 일을 저질렀다.
    나도 모르게 내 무의식에서 그녀에게 몸을 맡긴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부터라도 오디오런을 용서해주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또 그래올거니깐. 급하게 벗어둔 옷을 입고 나갈려는 준비를 했다. 절대 오디오런이 깨지 않게. 오디오런이 이 상황에서 깨버리면 난 내가 온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목걸이도 벗어두고 반지도 그 옆에 빼두었다.최대한,오디오런과 이어진 부분을 끊기 위해서,더 이상 필요없다. 오히려 공항 탐색기에 소리가 날 요소일 뿐이지 의미 없는 장신구들이다. 아무 종이와 펜을 가져와서 짧게 떠난다는 말을 남겨두고 오디오런의 집을 나섰다.
    -여기까지만 하자. 잘있어. -

    그러나 오디오런의 집밖으로 나와보니, 술을 마신 뒤로부터 기억이 나지 않아 내 몸은 한번 간 길인데 처음보는 길 같았다. 조금이라도 기억나겠지 싶어서 바로 나간거였는데 적어도 번화가까진 가야되는데 오디오런집에서 번화가로 가는길이 이쪽길로 가는건지 저쪽길로 가는건지 도무지 몰라 휴대폰을 들고 길을 찾았다.예전같았으면 다른나라에서 뭔갈 할려면 로밍이 필요했지만 아니여서 금방 잘 찾았다.
    안도의 한숨을 푹 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려는 순간,
    익숙한 손길이 내 손을 붙잡았다.
    "어딜 가?? 이 아침부터 어딜가는거지??"
    뒤돌아봤을 때 오디오런은 정말 어디가는건지 몰라서 묻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오디오런도 크게 화나있어보였고 더 이상 자신도 참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나는 그녀의 손에서 손을 빼고 아무말 없이 앞을 갔다.
    그러자 오디오런은 내 앞길을 막아섰다.
    "아리아 진넨스. 내가 모를줄 아나? 고작 연락이 없었다라는걸로 이러는거야??"
    "뭐? 고작?당신은 그걸 고작이라고 여기는거지?"
    "내가 출장간거라서 어쩔 수가 없잖아. 바빠서 당신에게 많은 걸 못해줬을 뿐이라고. "
    "모이라 오디오런, 우리 결혼 때 이후로 안정적이게 같이 집에 있던 적이 거의 한달이 조금 넘고 더 없었어. 결혼한 지 지금 얼마나 지났을까? 엄청많이 지났어. 당신 없는동안 내 주변 지인들은 신혼인데 아내가 안보인다며 설마 바람난거 아니냐라는 소리를 지금까지 들어왔고 처음엔 당연히 아닐거다 생각하며 믿지 않았는데 가면갈수록 나도 그렇게 믿어져 갔어. 당신은 내 뒷상황도 모르고 그런식으로 말을 해?"
    "그럼 아리아 너는 내 상황을 알면서도 이해해주지 않았던 거네? 당신은 주변 사람의 말을 그대로 듣나? 그런 사람이였던 거야? 시차와 업무 때문에 당신에게 연락하지 못했던 거야.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있었다라는걸 말해주지 않은거지?"
    "당신과 연락이 닿아야지 말을 하지. 이정도로 이기적이였다니, 내가 때를 놓쳐버린 만큼 내가 자각하지 못한 것 같네.
    당신이 학계에서 쫓겨난 이유는 충분히 알겠고 그럴만 해.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역으로 화내는데 다른학자들이랑 소통이 되겠어? 다른 사람이 멍청해서 당신의 연구가 인정받지 못한게 아니라, 당신 자체가 멍청해서 인정받지 못한거야. 이제 내버려둬."
    너무 심한말을 한 것 같았지만 별로 미안한 마음 없이 다시 내 갈길을 갔다.이번엔 오디오런이 날 잡을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날 놓아준듯 하였다.오디오런이 날 허무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나아갈수록 화는 사그라들었지만 누군가가 붙잡아줬으면 하는 기분이 든다.누구든 좋다. 누구든 나보고 가지 말라며 붙잡아줬으면 했다.그러나 내가 먼저 끊은 연의 사람은 날 놓아줬고 모르는사람이 날 붙잡아줄 이유가 없으니 더 불편한 마음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
    내가 무슨짓을 한걸까, 이러한 선택이 맞았나. 왜 미련이 남는가, 알고보니 내가 더 바보같았을지도 모른다.

    어찌저찌 공향에 도착했다. 끊어둔 비행기 표 시간에 못맞출까봐 걱정했는데 약간 널널하게 도착한 것 같다.
    다시 오아시스행.이라크로 가서 이혼신고를 하고 난 다시 독일로 돌아가 고모랑 있을 예정이다. 과학자의 일은 계속할거지만,내 모국에서만 이어나가고 싶다. 다른나라에서 연구하면 괜히 오디오런이 떠오를 것 같다.오아시스로 가는 사람들은 내가 오면서 봤던 사람들이 아주 적게 몇명 보인다.그들은 다시 집에 돌아간다는 생각에 행복해보이기도 했고 뭔가 아쉬워보이는 사람들도 보였다.또 나만 어떤 행복도 없이 돌아간다.어느 한 신혼부부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였다.그들은 여행갈 생각에 들떠있었고 잉꼬부부처럼 꼭 붙은 채로 공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순간 부럽고 서러워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참아냈다. 분명 저 둘도 싸우면 어떻게 될지 몰라. 사람일은 모르지.하며 자기합리화적으로 날 안심시켰다.
    이제 아일랜드에 발을 딛을 일은 없을거다.내가 다시 짝을 찾았는데 그 사람이 아일랜드 사람이 아닌이상. 아니, 짝을 찾더라도 아일랜드 사람이랑은 만나지 않을 거다. 3번 게이트로 들어가면 이제 끝이다.시원함과 찝찝함이 교차한다.누군가가 날 잡아준다면 찝찝한 건 사라질 것 같았다. 누굴 탓할 수도 없는 거다.내가 만든 것이기에 내가 책임지고 해소해갈지,평생 안고살건지는 나에 달려있다.밖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어떠한 것을 보이지 않으며 들어갈려고 할 때
    뒤에서 날 부르며 누군가 끌어안았다. 오디오런이였다.
    오디오런은 급하게 뛰어왔는지 숨소리가 들었던 것 중에 엄청 거칠었다.
    "아리아, 아리아진넨스. 한번만 한번만 더 나에게 기회를 줘. 어떠한 것도 감수할게. 내가 당신 곁에 있게 해줘. 제발,.... "
    내 허리를 꽉 감싸 안은 손은 가지 말라는듯이 살짝 떨며 있었고 결혼반지를 2개나 끼고 있었다.
    간신히 참은 눈물이 그녀의 손에 뚝뚝,떨어졌다.입술을 깨물며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고개를 떨구고 울기만 했다.그리고 참지 못하고 오디오런의 양손 위에 손을 올려두고 잡은 채 그 자리에서 오열하듯 울었다.
    "여보,....여보....."
    오디오런은 내 앞으로 와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다시 끌어안고 머리를 쓸어만졌다.
    "내가 미안해. 그 때 당신에게 더 매달려 미안하다고 했었더라면 아마 당신을 덜 힘들게 했었을텐데 화내서 미안해. 아리아, 너 없으면 난 살아가지 못할거야. 그러니 날 용서해줘.내가 나 자신을 몰라 학계에서 쫓겨난 것도 인정할게. 못난 나의 아내로 계속 있어줘."
    그 말을 듣고 나는 오디오런을 끌어안고 더 울었다.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너무 울어서 헐떡이며 말하느라 잘안들렸을텐데 오디오런은 알아들은 것 같았다.
    "다시 시작하자. 다시 시작해서 이야기를 새로 써내려가자. 사랑해 아리아 진넨스. 내 토끼, 내 부인."




    다시 오디오런의 집에 돌아왔다. 오디오런이 자신이 꼈던 하나 더 꼈던 내 반지를 나에게 끼워주며 원래처럼 나에게 작은 스킨십을 해줬다. 서로에게 상처될 일을 주지 않도록 서로에게 약속했다.그리고 더 이상 이런 아픈 일은 일어나지 않게.
    다시 사랑의 약속을 하고 오디오런의 출장기간이 끝나자마자 오아시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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