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명절날 오디오런 부모님 댁에 놀러가는 몽랴+ 모이라처럼 말 드릅게 안듣는 조카들과 유일한 크림머리 외숙모
"오디오런,한번 부모님 만나뵈러 가야되지 않을까?"
오디오런이 그 말을 듣자 질색팔색하기 시작한다.
"왜?? 굳이?? 가끔씩 전화로 연락 드리잖아. 별로 안가고 싶은데."
"무슨 말을, 명절이잖아요. 가야지. 마침 조카들도 다 있다던데. 처제가 오라고 말했어요."
"그래. 조카들 때문에 시끄럽다고."
"그래도 인사드려야지!! 조카들도 얼마나 컸는지 보고!! 응?! 이번에 조카 한명이 대학들어간 갓 성인이니깐 한번 보고 와야지 안그래?"
"뭐? 이번에 대학들어갔다고? 하...... 가면 엄청 깨지겠네. 정말 가야겠어 아리아?"
아리아는 모이라를 노려보며 귀를 잡아당겼다.
"여보! 당신이 그러고도 이 집안 사람이야?! 내가 가족있다는걸 감사히 여기라고 했지!! 내일 당장 표 끊는다! 어머님께 말씀 드려놔!"
모이라는 귀가 좀 얼얼한지 한쪽 손으로 귀를 감싸고 있다가 억울하다듯이 아리아를 바라봤다. 모이라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열어 지갑상태를 한번 확인했다.
지갑엔 몇유로밖에 없었다. 한사람당 36유로 정도 줄려면(5만원) 한명밖에 못주는 정도 밖에 없었다. 오디오런은 원래 따로 현금이라던가 사비를 빼두지 않고 아끼거나 주로 연구비로 썼는데, 조카만 해도 5-6명쯤 된다. 거기에 대학 들어간 한 놈은 더 줘야되서 100유로 훨씬넘게 줘야된다는 생각에 미간을 짚었다.
"그 주황머리들.....하...."
마침 오디오런에게 좋은 생각이 났다. 아리아가 어머님께 전화 드리라고 했다. 전화 드려서 아리아가 아프다고 하고 병간호 해야된다며 안가면 되는거다.
오디오런은 휴대폰을 열고 리아가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 아일랜드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모이라니?
"어머니 다름이 아니라 이번 명절 때 고향으로 갈려고 했지만 아리아가 심하게 아파서 못갈 것 같아요."
-아이구, 아리아가 아픈가? 그래 여기까지 오기엔 힘들겠지..
"네. 당분간 제가 병간호 해야되서 못갈 것 같네요."
-그래, 알았다. 너 그, 우리 케빈이 대학들어간거 알지?? 나중에 꼭 축하해줘라?
"알겠어요 어머니 그럼 저 이만 들어가볼게ㅇ,"
"이리 내!"
끊을려고 할 때 아리아가 모이라의 휴대폰을 뺏었다.
모이라는 어이가 없고 다시 달라고 했지만 리아가 한쪽 입을 씰룩 올리며 이를 드러내며 뺏으면 죽을줄 알아 라며 전화기 너머로 들릴까봐 입모양만 했다.
"어머님~ 저희 이번에 내일 갈게요~"
"oO(언제부터 저런 목소리였다고,)
-응? 너 아프다고 하지 않았니?
"아팠었는데 괜찮아진 것 같아요. 전에 목에 좋다고 알려주신 차 덕분에 금방 나은 것 같아요. 이번에 저희 갈게요.~ "
-어어, 그래 조심해서 와라~^^
"네~^^"
아리아는 전화를 끊고 아까 전화와 다른 분위기와 목소리로 오디오런을 바라봤다.
"얼른 짐싸."
"싫어."
"얼른!!!!!!!!!!"
오디오런은 엄청 귀찮고 싫다는걸 팍팍 티내며 조용히 옷을 챙겼다.그래도 아리아가 신나보여서 좋긴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빠져나갈 돈을 생각하면 미간만 팍 상해진다.
공항.
겨울이라 좀쌀쌀한 날씨라 사람들이 포옥 얼굴을 최대한 겉옷에 파묻히고 움직인다. 아리아도 모이라 부모님들과 가족을 만나서 예쁘게 보이고 싶었는지 나름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옷을 입고 나왔다.오디오런과 데이트할 때도 자주 입지 않는 옷들이다.
"이런 옷이 있는줄도 몰랐네."
"새거같지 않아? 내가 정말 보관 잘해뒀거든."
인디핑크의 코트와 박시한 니트폴라였다. 아리아가 입으니 작은 핑크뮬리처럼 귀여워보였다.
"귀여운데, 나랑 놀 때도 자주 입어주면 안되나? "
"당신이랑 있을 때 몇번 입었을텐데? 그래. 더 자주 입을게."
짐을 맡겨놓고 게이트가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탑승했다.
이륙하고 나서 아리아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낸다.아마 조카들 줄 용돈을 확인할려고 그런 것 같다.
"이건 엘리꺼....이건....케빈....좀 더 줘야되고...이건 누구꺼... ~꺼..."
오디오런은 슬쩍 보더니 조카들 대충 눈으로 확인해서 남는 돈이 보인다 싶을 때 빈틈을 노려 아리아 집에서 몇유로를 쏙 빼간다.
"그럼 이건 와이프 용돈이네."
"오디오런!"
아리아는 오디오런의 허벅지를 찰싹 때렸다. 은근 아리아의 진심이 담긴 때림은 아픈데 차마 비행기라서 아, 소리도 못내고 참는다.명절만 되면 매번 이렇게 맞는 것 같다.
아리아는 다시 현금을 오디오런에게서 뺏고 지갑에 툭 넣었다.
"당신 어머님댁 가서도 이렇게 어린애처럼 굴면 정말 나중에 가만안둘거야."
"oO(네가 가만 안둬봤자 얼마나 가만안두겠니.)"
대략 도착할 때쯤 되자 아리아가 오디오런을 깨웠다.
비몽사몽깬 오디오런은 아리아의 텐션에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아리아는 신나보였다.아리아는 자기 부모님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고 거의 시부모님 만나러 가는 것과 같을텐데,게다가 조카들이 뭐가 좋다고 행복해보이는지 싶었다.
"저기에 조카들이랑 가족들이 다 있겠지?"
아리아는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아일랜드 땅쪽을 손가락으로 짚어보며 잔뜩 기대한다.
"작은 지옥들이 6명이나 , "
아일랜드 땅에 도착한 후 짐을 챙기고 드디어 공항을 빠져나왔다.아리아는 마치 자기가 길을 안다듯이 오디오런을 불렀다.
"오디오런! 나만 믿고 따라와."
"네가 가는 길을 알아?"
"당연하지. 이거 하나면 충분해."
아리아가 간 곳은 공항 앞 대기하는 택시 였다.
" 설마 이번에ㄷ"
"아냐. 이번엔 불법 우버가 아니야. 진짜라고."
오디오런이 슬쩍 운전기사를 보자 운전기사는 모이라가 매서운 눈으로 바라본게 무서웠는지 다급하게 자신은 진짜 우버라는걸 보여준다.
전에 아일랜드에 왔을 때 아무생각 없이 탔던 우버가 수상하다 싶었는데 요금을 엄청 떼먹는 불법 우버가 걸린뒤로 오디오런은 택시를 잘 안탈려고 했었다. 그래도 막상 타고 요금을 보니 정식우버인게 맞아서 나쁘지 않다 생각하며 갔다.
(하지만 옆에서 그렇게 노려보며 갔는데 불법 우버여도 안떼먹지 않았을까 싶다...)
드디어 도착했다. 오디오런의 부모님댁은 원랜 아이들을 키우실 때 도심에서 사셨지만 모두가 독립하고 나서, 도심에서 떨어진 바다가 보이는 동네로 이사가셨다.
아리아는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이 가득했다. 양손에는 같이 먹을려고 싸온 요리를 들고 엄청 긴장한듯이 서있었다.
"여,여보. 나 괜찮아? 옷도 괜찮구?.."
아리아는 떨리는 목소리와 빨개진 귀로 오디오런을 바라봤다.
"떨리나 아리아? 긴장할 필요 없는데,"
모이라는 아리아가 귀여운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긴장하지 말라고 했다.
아리아는 숨을 후 한번 쉬고 초인종을 눌렀다.
손을 꼼지락꼼지락하며 잠시 기다리자 오디오런의 어머니가 아리아를 보고 크게 반겨줬다.
"아리아! 정말 오랜만이구나. 오느라 수고했다 우리 토끼!"
오디오런의 어머니는 아리아를 힘껏 끌어안으며 아리아를 아주 격하게 반겨주셨다.
"세상에 우리 모이라가 이렇게 귀여운 토끼를 데리고 오다니, 그것도 크림색 토끼를 말이야~~응?~"
모이라는 왔는지도 모르셨을까, 아리아만 예뻐해주셨다.
오디오런은 항시 그랬다듯이 딴곳을 바라보다가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저도 왔어요."
"그래그래, 너도 오느라 수고했다. 마침 점심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잘됐다. 같이 먹자꾸나."
집에 들어오자, 온갖 붉은 머리들을 싹다 모아둔 것 같았다. 아마 어린 조카들 때문에 그런것처럼 보일수도 있는데 바글바글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저,..왔어요."
아리아가 긴장한 목소리로 친척들에게 인사를 하자 오디오런가족들은 아리아에게 다가와 잘왔다며 인사를 했다.
다들 아리아가 예쁘고 예쁜 크림색 머리를 가져서 신기한지 리아 주위를 둘러 있었다.
"모이라 언니, 왔어?"
유일하게 아리아 주변으로 가지 않은 모이라의 여동생이 모이라에게 인사했다.
"항시 아리아가 오면 다들 언니에게 인사를 하지 않더라고. 그런 언니가 불쌍해보여서 난 여기 있었어. 어때,결혼 죽어도 할 마음 없어보이더니 살만해? 맨날 안한다 안한다 입에 달고 살았던 사람이 말이야. 물마셔. 오느라 수고했어."
모이라는 오자마자 저런 말을 하는 동생을 바라보며 물을 홀짝 마셨다
"넌 누구편이지?"
"아무래도....언니는 아닌듯. 아냐 언니편이야. 아마도? 자. 인사 끝났지? 나도 아리아에게 인사좀 하러 가야겠다 아리아!~"
동생조차 결국엔 자신을 버렸다. 그러자 유일하게 반기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모이라가 부르는 지옥. 지옥들이 외숙모와 이모에세 인사하러 나왔다.
"이모!! 외숙모~!~!!"
다들 대부분 외숙모인 아리아에게 다가갔지만 저 멀리서 뒤늦게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조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케빈놈이였다.
"이모~!~!~!~!~!~!!!!!!!!"
자기 엄마아빠의 키를 유전자를 완전히 잘 물려받아서 키도 큰 다큰 남자애가 모이라에게 달려갔다.저녀석은 이모가 보고싶어서가 아니라 대학입학 때문에 용돈을 더 받을 생각에 신나서 온거였다.
"이모 보고 싶었어!!!"
다짜고짜 자신을 끌어안는 케빈이 너무 귀찮고 싫었는지 오디오런은 케빈을 밀어냈다.
"이거 놔. 다큰건 징그러워."
하지만 케빈은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오디오런이 왜 조카들 보고 작은 지옥이라 부르냐면, 이 조카들도 모이라만큼이나 끈질긴 아이들이였다. 오디오런가의 피를 받았으면 다들 만만치 않다.
"이모! 저 대학갔으니깐 용돈 주세요!"
모이라는 케빈을 손톱으로 꾹꾹 찌르며 케빈을 쫓아냈다.
"지금 안줄거야.싫어."
"아! 아!!! 엄마!!!! 이모가 나 막 찔러!!! 아!!! 진짜 치사하게!!..."
케빈도 어렸을 때 이모의 영향을 받아 과학쪽으로 잘 트인 아이였다. 쭉 상을 받아왔고 꽤 영재소리를 듣고 자라온 아이다. 이모의 영향을 어릴 때 받아서 그런지 다른 조카들과 다르게 이모에게 쉽게 다가갔다.
모이라가 케빈에게 괴롭힘(?)당했을 때 아리아는 이미 거실 소파에 앉힌 상태로 어린 조카들에게 붙잡혀 있는 것 같았다.어린 조카들은 외숙모의 머리가 예쁘다며 예쁘게 꾸며준다고 리아를 잡아간(?)것 같았다.(잡아갔다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보통 아이들이 아니다.)
모이라가 보기엔 이미 난장판이 된 아리아의 머리였지만 아리아는 웃으면서 조카들의 말에 다 대답해주고 있었다.
"외숙모 외숙모! 외숙모는 진짜 우주에 가봤어?"
"당연하지~ 많이 가봤지~"
"그럼 거기에 외계인도 살아? 무찌르기도 했어?!"
"외계인도 만나봤지~ 싸우진 않았고 서로 잠시 만나다가 헤어졌어~~"
리아 옆에 가만히 앉아서 책읽던 중학생 사춘기인 범생이 조카가 아리아에게 물었다.
"외숙모는 어떻게 우리 이모랑 결혼한거예요?"
모이라는 커피를 마시다가 혹시나 잘못흘러갈까봐 중학생 조카를 한번 툭 쳤다.
"왜요 이모? 이모가 막 외숙모 협박했구나?"
"글쎄.....내가 너네 이모랑 어떻게 만났을까-?"
아리아는 모이라를 말할까~말까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오디오런의 표정은 절대 말하지 말라는 표정이였다.아리아는 피식웃더니 옆에 있던 토끼인형을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그냥 너네 이모가 먼저 고백해줬어. 외숙모는 그저 반지를 받아줬을 뿐이야."
아리아는 다시 모이라를 힐끗 바라보고 놀리듯이 살짝 웃었다.오디오런은 하마터면 사실대로 말했더라면 이 조카들이 어떻게 자기 마음대로 해석할지 싶어서 두려웠(?)지만 위기를 넘겼다.
가족들과 이야기 하고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친척들은
밤이 되자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오디오런의 어머니는 둘이 잘 곳을 정해주셨다. 오디오런이 어리고 젊었을 때 썼던 물건들이 있던 방이였다.원랜 오디오런이 학생 때 썼던 1인침대였지만, 결혼한 뒤로 아내와 함께 편히 자라고 침대를 바꿔주셨다. 그것 말고는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오디오런의 추억이 담긴 것들이 많았다.
오디오런이 씻고 돌아오자 아리아는 방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무언갈 보고있었다. 오디오런의 어릴적 사진이였다.
정말 기어다닐 때부터의 사진부터 대학 졸업식 사진까지.
아리아는 흐뭇하게 제 아내의 사진을 넘겨가며 보고있었다.
"당신도 정말 귀여웠을 때가 있었구나."
오디오런은 자기 어릴적 사진을 들킨게 부끄러웠지만 아리아가 너무 즐겁게 보고있어서 차마 뺏을 수가 없었다.
아리아는 오디오런의 아기 때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봐봐, 아가 때 있던게 똑같이 그대로 자랐어. 귀여워......."
"아리아 당신 사진은 없나?"
"내 사진? 집에 있는게 다거나....아니면....고모한테 있을지도 모르겠네,.. 나도 당신만큼 내 사진이 많았으면...아니면 유학 갔을 때 사진을 많이 가져갈걸 그랬어. 후회되네...짐많다고 오히려 그 땐 뺐었지."
아리아는 잠시 사진들을 내려놓고 창밖의 보름달을 바라봤다.
" 그 때 부모님 말씀 듣고 사진 좀 더 가져갈걸.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누가 알았겠어,"
"찬바닥에서 이러지 말고 아리아."
오디오런은 아리아를 안고 침대에 눕혔다.
"여기서 말할까?"
아리아가 오디오런의 뺨을 쓸어내리며 웃자 오디오런도 아리아의 뺨을 어루어만졌다.
"당신은 좋겠다. 가족들이 많아서."
"뭐가 좋아, 저 지옥들은 귀찮아 죽겠어. 날 딱히 반기는 모습도 아니고."
"그래도 그게 어디야."
아리아는 오디오런을 바라보며 웃었지만 뭔가 비어보이는 듯했다. 그저 오디오런을 부럽다라는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였다.
"가족들에게 잘해줘요. 나중엔 그리울 사람들일걸."
"나에겐 당신 하나가 진정한 가족이야 아리아."
아리아의 이마에 작게 입맞춰주고 오디오런은 잠시 생각했다.
"아리아, 내일 잠시 베를린좀 갈까?"
"으,응?....왜...?"
"이젠 당신 부모님 뵈러 가야지.분명 하나뿐인 귀한 딸이 오면 기뻐하실거야.된다면 고모님도 보러가고."
"우,우리 부모님?.... 그래, 알겠어.."
아리아는 조금 고민한 표정이였지만 다시 웃으며 모이라 품에 들어갔다.
"당신은 좋겠어,....작은 지옥들이 있어서 말이야...나도 작은 지옥들이 있었더라면...."
그리고 아리아는 잠들었다. 오랜만에 즐겁게 보내느라 꽤나 피곤했는지 금방 잠들었다.
그다음날 아침일찍,오디오런과 아리아는 독일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가기 위해 일찍 나섰다. 오디오런 부모님과 인사하고 다시 공항으로 가서 베를린행 비행기를 탔다. 이라크에서 더블린까지의 거리와 달리 더블린에서 베를린까지는 길어봤자 2시간이면 갔다.
"부모님 만나러 자주 간 적 있어?"
아리아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아일랜드로 갈 때와 다르게 아리아는 착잡해보였다.입술을 꽉 깨물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조마조마했다.
베를린에 도착하여 꽃집에 잠시 들러 꽃을 사고 아리아의 부모님을 만나뵈러 갔다.
베를린 가톨릭신자들의 공동묘지였다.
아리아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아리아부모님까지만 해도 그들은 천주교셨다. 아리아는 부모님의 묘가 있는 곳에 찾아갔다.
아리아가 바닥에 써져있는 글씨를 보기 위해 살짝 흙을 털었다. 분명 아리아는 잘 가지 않는 곳인데 어째서 관리가 잘 되어있었다.
"고모가 와서 무덤을 정리해주시는 것 같네.. 내가 와서 해야되는데.."
나란히 있는 두 무덤바닥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레오 진넨스. 지젤 끌로에르
레오진넨스는 아버지였고 지젤 끌로에르는 어머니였다.
아리아가 다시 일어서서 천주교인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짧게 기도를 드렸다. 그 잠시동안 덕에 오디오런도 엄숙해진 기분이였다.
그리고 아리아가 기도를 마치고 가져온 꽃들을 무덤위에 조심히 올려두고 옆에 바닥에 무릎꿇고 조심히 앉았다.
"엄마아빠, 나 왔어요. 그동안 자주 못만나러 와서 미안해요.많이 보고싶으셨을텐데..... 결혼하고 나서 처음 온 것 같네요. 아내랑 같이 왔어요. 키크고 잘생겼죠? 내가 고등학생 때 존경 했던 분이랑 만나서 잘 살고 있어요. 아빠, 제가 이분 데리고 왔다고 너무 화내진 마세요.그래도 저에게 잘해주시는 분이세요. ........ 저 그래도 19살 때랑 다르게 잘 컸죠? 계속 저랑 제 아내...지켜봐주세요. 사랑해요 엄마아빠. 또 만나뵈러 올게요."
모이라는 아리아가 조금 울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리아는 그저 이름이 적힌 돌을 쓸어만지며 차분하게 말했다. 모이라가 봐도 아리아는 내적으로도 잘 성장한 것 같았다. 울지 않는다고 성장했다라고 볼 수 없지만, 어느 알 수 없는 면에서 아리아가 자랐다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가자 오디오런, 고모도 만나러 가야지. 아니면 당신도 하고 싶은 말 있어?"
모이라는 두 분의 무덤을 바라보다가 잠시 입을 열었다.
" 아리아는 제가 책임지고 잘 살고 있습니다. 걱정마시고, 아리아를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리아는 옆에서 작게 웃었다.
"봐봐, 괜찮은 사람이지?맞아. 괜찮은 사람이야...이제 진짜 갈게 엄마아빠. 잘있어요. 사랑해"
그리고 둘은 공동묘지를 떠나 아리아의 고모집에 갔다.
아리아가 고모네에 도착했을 땐 오디오런어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와 달리 편안해 보였다. 초인종을 누르자 인자하신 아리아의 고모가 나왔다.
"고모,저희 왔어요."
고모는 아주 큰 키는 아니였지만 모이라와 아리아를 한꺼번에 안으며 둘을 반겼다.
"너네 둘이라도 있어주고 와줘서 고맙구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